큐티

깨어 있어라

petra7 2021. 6. 18. 10:27

2021.06.18. ()

 

본문 : 마가복음 14:27~42

  예수님의 교훈 중에 "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고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될 자가 많으리라”(10:31)는 말씀이 있다. 먼저 된 자가 왜 나중 될까? 자만했기 때문이며 현재 이룬 것으로만 다 된 줄 착각했기 때문이다. 주님은 감람산에서 "너희가 다 나를 버리리라"(27)고 예고하셨는데 베드로가 가장 먼저 큰 소리를 쳤다. "다 버릴지라도 나는 그리하지 않겠나이다"(29). 여기서 ''가 뭔가? 자신을 제외한 다른 제자들이다. 베드로는 자주 주님의 사랑을 더 받은 사람이다. 그러다보니 다른 제자들에 비하여 소위 우월의식도 가졌을 것이다. "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"(16:16)이라는 가장 확실한 고백을 한 이도 바로 베드로이다. 그러니 먼저 된 자요, 그래서 큰소리 칠 만하지 않는가?

그런데 바로 이때 예수님은 "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이 밤 닭이 두 번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"(30)는 엄청난 말씀을 하신다. 베드로의 그런 큰 소리가 겨우 하루도 넘기지 못한다는 것이다. 그것도 세 번씩이나.... 그렇다면 큰 충격도 받고 더 간절히 기도하며 대비했어야 옳지 않겠는가? 그런데 늘 큰 소리 치던 베드로, 매사에 자신이 넘치던 베드로는 "힘있게 말하되 내가 주와 함께 죽을지언정 주를 부인하지 않겠나이다 하고 모든 제자도 이와 같이 말하니라"(31). 죽음이 찾아올지라도 주님을 배반하는 일은 없다는 큰 소리, 이에 고무된 다른 제자들도 다 동의하며 주님을 부인하지 않겠다고 하였다. 어느 곳에서나 한 사람이 큰 소리치고 깃발을 흔들면 대중들은 따라가기 마련이다.

그후 주님은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시는데 "내 마음이 심히 고민하여 죽게 되었으니 너희는 여기 머물러 깨어 있으라"(34)고 하셨다. '깨어 있으라'는 것은 함께 같은 마음으로 기도하자는 것 아닌가? 예수님의 현재 마음은 '심히 고민하여 죽을 지경'이라는데 제자들은 자고 있었다. 이에 주님은 "시몬아 자느냐 네가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더냐"(37)고 하시면서 "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있어 기도하라"(38)고 말씀하셨다. 그렇게 자신만만해하며 큰 소리쳤다면 그럴만한 준비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? 그런데 베드로도 다른 제자들도 '잤다'라고 하였다.

입으로만 큰 소리 누가 못하랴? 결국 이들은 '심히 고민하여 죽을 지경' 같은 마음으로 기도의 준비를 안 하니 '시험'에 들었고 결과는 예수님의 말씀 그대로 주님을 세 번이나 부인하는 비겁자가 되고 말았다. 주님을 섬기며 따르는데 기도가 얼마나 필요한 것인가? 주의 말씀을 마음 속 깊이 새기고 그것의 실천을 위한 삶을 살기 위한 나의 노력은 무엇인지 진지하게 물어보자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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